2015년 6월 18일 목요일

책임



  4년 전 쯤, 나는 굉징히 큰 잘못을 저질렀다. 나는 그 잘못을 절대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 잘못은 남은 나의 모든 삶을 채우는 참회와 반성으로써만 책임지어질 것이다. 하지만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이 남긴 수많은 상처들이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내 잘못이 속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앞으로도 나는 계속 속죄의 침울함, 죄값을 치른다는 노력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때로 그 속죄와 반성이 잊혀질 때가 있다. 내가 저지른 잘못은 까맣게 잊고, 나를 잘못에 빠지게 만들었던 새로운 세속적 향락에 경박해질 때가 있다. 상상속에 미소지으며 즐거움을 쫓으려한다. 그런 나 자신을 발견 할 때마다, 깊은 역겨움이 몰려온다. 그런 것들은 내가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고, 내가 가지려해서도 안되는 것들이다. 이미 4년 전 내가 선택한 잘못에 의해 거부되었고 포기되었던 것들일 뿐이다. 이 무겁고 불편한 죄악은 이미 그 때 전부 예정되어있었다. 


   책임을 진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는 자격이 없다. 나는 침울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로 4년 전의 내가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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