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안타까움을 전해 듣게 된다. 요즘 세상이 너무 치열해서 젊은이들이 고생이 많다는 것이다. 그분들은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견디면 하나 하나 훌륭히 성취해낼 수 있으리라고 격려하는 것 또한 잊지 않으신다. 정말 힘든 걸까, 정말 힘든 건가? 하고 의심하기 전에 어쨌건 정말 힘든 듯한 표정을 짓는 게 기계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힘들다고 세뇌하게 되어버린 건 아닐지 궁금할 지경이다.
힘들다면 힘들다. 돈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고, 불안과 강박에 쫓긴다. 주변에 잘 안풀린 친구들이 많아서 덩달아 우울해지기도 한다. 근데 그래도 뭐 그리 관심 받을만큼 내가 힘든지는 모르겠다. 그것도 단지 젊다는 이유로 말이다.
대학가나 시내 번화가라도 나가보면 젊은이들이 힘들다던데, 정말 그런가 싶기도하다. 다들 삼삼오오 남녀가 엮여 술쳐먹고 엮여 떠드느라 바쁘다. 그 힘들다는 노량진 학원가나 신림동 고시촌은 제일 안 힘든 젊은이들이 모여있는 곳 같다. 저렇게 시끄럽게 돈 펑펑 잘 쓰며 아주 건강하게 젊음을 잘 보내시고 계시는 것 같은데, 뭐 그리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걱정하고 있나 싶다. 서울시에서는 백수들 용돈도 준다는 데, 우리 박 시장님이 젊은이들이 혹시나 술값 부족해서 기죽을까봐 챙겨주는 모양이다.
곧 디져가는 사람처럼 징징대는 우리 젊은이들이 참 다들 금수저라도 되는 건지, 몸 이라도 판건지, 밥값도 잘 내고, 술값도 잘 내고, 모텔비도 잘 내고 심지어 여름 휴가도 잘 다녀온다. 다들 친목질도 잘하고 연애도 잘하고, 혹시나 잊을까봐 당구 경험치도 게임 경험치도 잘 쌓는다. 굶어 죽어도 담배값은 못 줄이는 것 처럼, 곧 디져도 술값은 필수생계비인가 보다. 페이스북에 올려야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밥쳐먹고 술쳐먹고 셀카찍고 하는 것도 힘들어도 마땅히 해야하는 일들인가 보다.
가끔 당황스럽다. 그들이 정말 힘든건지 안힘든건지 말이다. 정말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 눈에 잘 안 띄는 것 뿐 일거다. 근데 그렇담 사회 전체가 찡찡댈만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아 나는 공감능력이 떨어지니까 대다수의 힘듦을 공감 못하고 있는 건가보다. 역시 젊은이들은 전부 힘든 게 맞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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