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회인 바젤 오픈이 끝났다. 바젤 오픈에 참여할 것으로 보였던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은 상하이 대회 이후 무릎 이상을 호소하며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무릎 부상을 야기하는 하드 코트 대회를 연타로 거쳐왔기에 잠시 쉬어가는 일정을 거친 듯 했다.
반면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는 자신의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이기에 당연히 출전했다. 결승에서 페더러는 US오픈, 상하이 마스터즈에 이어 또다시 후안 마틴 델 포트로Juan Martin Del-potro를 만났다. 1세트를 내주면서 혹시나 했지만, 여지없이 2, 3세트를 잡아내며 통산 8번째 바젤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페더러는 500점의 랭킹포인트를 고스란히 얻어 1위 나달과의 격차를 1,460포인트로 줄였다. (Nadal 10,465 Federer 9,005)
출처:atpworldtour.com
그러나 연이은 하드코트 대회가 페더러에게도 부담이었는지 그는 바젤 오픈 우승 직후 등 부상을 이유로 올 시즌 마지막 마스터즈 대회인 파리 마스터즈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바젤 오픈 준결승 때부터 페더러의 부상에 관한 뉴스들이 나오고 있었기에 크게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다. 반면 바젤 오픈을 건너 뛴 나달은 자신의 무릎이 준비가 되었다며 파리 마스터즈 출전을 공언했다. 이로써 연말랭킹 1위는 사실상 나달로 굳혀지는 상황이 되었다.
출처: espn.com
나달의 연말랭킹 1위가 거의 확정된이 된 이유는 이렇다. 먼저 나달은 지난해 파리 마스터즈에 불참했다. 따라서 그가 잃을 포인트는 없다. 여기에 나달은 현재 세계 랭킹 1위이기 때문에 파리 마스터즈에서도 1번 시드를 받아 1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이다. 나달이 2라운드에서 패배하는 경우와 나달이 2라운드에서 승리하는 경우이다. 먼저 나달이 2라운드에서 패배하면 나달은 10포인트를 얻는데 그 친다. 원래 마스터즈 1000 대회 2라운드 패자는 45포인트를 얻게 되지만, 부전승의 경우에는 1라운드 패자 포인트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달과 페더러의 포인트차는 1,470포인트가 된다.
은근 더럽게 복잡한 ATP 랭킹 포인트 산정 방법
출처 : 2017 ATP Rulebook
이 경우 만약 이어 열리는 월드투어파이널(경기 승리 시 포인트 부여, RR(200p) 3경기, SF(400p), F(500p), 전 경기 승리시 1,500p)에서 페더러가 전승 우승을 하고 나달이 라운드 로빈 3경기에서 전부 패배한다면, 30포인트 차로 페더러가 연말 랭킹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게 페더러가 연말 랭킹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는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나달이 인도어하드에서 약하다지만 현재 투어파이널 출전이 가능한 선수들 중 나달에게 확실히 우세한 선수는 페더러가 유일하다. 그런데 페더러는 2위라서 나달과 같은 조에서 라운드로빈을 치를 일이 없다. 나달은 마린 칠리치Marin Cilic, 알렉산더 즈베레프Alexander Zverev, 다비드 고팡David Goffin 등과 같은 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나달이 그들에게 전부 패배하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나달이 인도어하드에서 약하다지만 현재 투어파이널 출전이 가능한 선수들 중 나달에게 확실히 우세한 선수는 페더러가 유일하다. 그런데 페더러는 2위라서 나달과 같은 조에서 라운드로빈을 치를 일이 없다. 나달은 마린 칠리치Marin Cilic, 알렉산더 즈베레프Alexander Zverev, 다비드 고팡David Goffin 등과 같은 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나달이 그들에게 전부 패배하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나달이 2라운드에서 승리하는 경우는 계산이 쉽다. 그냥 나달의 연말 랭킹 1위 확정이다. 나달이 2라운드에서 승리하면 나달은 최소 90포인트를 확보하게 된다. 그럼 페더러와의 랭킹 포인트 차는 1,550포인트가 되므로, 월드투어파이널의 결과와 상관없이 나달이 연말 랭킹 1위가 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나달의 연말 랭킹 1위를 결정지을 파리마스터즈의 2라운드 상대가 한국의 정현이라는 점이다. 정현은 1라운드에서 미샤 즈베레프Micha Zverev를 6-0, 6-2로 가뿐하게 물리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미샤 즈베레프가 까다로운 왼손잡이 서브 앤 발리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현의 상당한 선전이다.
나달과 정현은 이미 지난 바르셀로나 오픈 8강에서 만난 적이 있다. 정현은 나달의 포핸드를 자신의 장기인 투핸드 백핸드로 상당히 잘 받아 넘기면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비록 2세트에서 허무하게 털리고 끝났지만, 클레이의 제왕을 상대로 클레이 랠리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인도어 하드인 파리에서는 나달의 탑스핀 포핸드의 위력이 상당히 감쇄될 것이므로, 정현은 이번 나달과의 경기에 꽤나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을 듯 하다.
느닷없이 나달의 연말 랭킹 1위 결정 상대가 되버린 정현
출처:atpworldtour.com
나달이 이번 시즌 연말 랭킹 1위를 차지하게 되면, 2008, 2010, 2013 시즌에 이은 본인 통산 4번째가 된다. 이는 현역 선수 중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5회, 2004, 2005, 2006, 2007, 2009)에 이어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4회, 2011, 2012, 2014, 2015)와 공동 2위가 되는 기록이다.(역대 최다 연말랭킹 1위도 피트 샘프라스Pete Sampras의 6회이기에 역대로 따져봐도 상당한 기록이다.) 게다가 역대 최고령이자 유일한 30대 연말 랭킹 1위다. 후반기 하드코트 시즌만 되면 허덕이기 바쁜데다, 투어파이널 우승 한 번 없는 나달에게 이는 대단히 훌륭한 성과이다.
파리 마스터즈 대회에서의 선전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달이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꼭 한 번 우승하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물론, 마스터즈 30회 우승,올림픽 단식/복식 금메달 등 챙길거 다 챙긴 나달이 그나마 챙기지 못한 타이틀이 투어 파이널이기 때문이다. 비록 올 시즌 페더러가 엄청나게 강력하긴 하지만, 조코비치와 머레이가 모두 빠진 이번 시즌 연말은 꼭 나달이 투어파이널 트로피와 연말 랭킹 1위 트로피를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
파리 마스터즈 대회에서의 선전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달이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꼭 한 번 우승하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물론, 마스터즈 30회 우승,올림픽 단식/복식 금메달 등 챙길거 다 챙긴 나달이 그나마 챙기지 못한 타이틀이 투어 파이널이기 때문이다. 비록 올 시즌 페더러가 엄청나게 강력하긴 하지만, 조코비치와 머레이가 모두 빠진 이번 시즌 연말은 꼭 나달이 투어파이널 트로피와 연말 랭킹 1위 트로피를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
과연 이번에는 투어파이널 트로피와 함께 들 수 있을 것인가?
출처:esp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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