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7일 월요일

2019 Roland Garros French Open



2019 Roland Garros French Open 결산


1. Semifinal - Rafael Nadal (2) v. Roger Federer (3)

  2011년 결승 이후로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8년 만에 프랑스 오픈에서 만났다. 그들이 프랑스 오픈에서 처음 만난 게 2005년 대회 준결승이니, 14년 세월에도 여전히 그들의 이름이 올라와있는게 놀라울 따름일 뿐이다. 페더러는 2015년 대회 8강에서 스탄 더 맨에게 패배한 후 4년만에 롤랑가로스의 클레이 코트에 복귀해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페더러가 생각보다 꽤나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기에 만약 준결승 상대가 나달이 아니라 반대편 드로의 노박 조코비치나 도미니크 티엠이었다면 어쩌면 결승에도 올랐을 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보는 페더러의 승리 가능성은 v. 나달 5%, v. 티엠 30%, v. 노박 40% 정도로 보았다. 사실 나달한테 승리할 가능성은 0나 다름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
  전년도 챔피언 라파엘 나달은 올해도 당연한 듯 준결승에 안착해서 페더러를 만났다. 다비드 고팽과 맞붙었던 3라운드의 3세트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위기랄 것도 없었다. 고팡에게 내준 한 세트도, 경기 내내 좋은 폼을 보여주지 못했던 고팡을 상대로 연습하던 나달이 잠시 당황했던 정도에 불과했다. 
  페더러가 나달을 상대로 6연승을 하고 있고, 페더러의 백핸드가 네오-백핸드가 되었으니 페더러가 상당히 해볼만 할수도 있다는 기사들이 나왔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한 시즌 내내 사실상 롤랑가로스에 모든 걸 거는 마냥 컨디션 관리 하는 듯한 나달에게 네오 백핸드고 나발이고 다 부질없는 일인 듯 했다. 나달의 포핸드를 가장 안정적으로 받아치는 조코비치 조차 나달에게 베이글 스코어를 선사했지 않았는가. 

  페더러와 나달의 경기는 대단히 불안정한 날씨에 치뤄졌다. 금방이라도 비올 것 같은 날씨에 마치 태풍이라도 온 듯한 강풍이 부는 상황이었다. 이미 승부는 결정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습도가 높고 바람이 세게 불수록 나달의 탑스핀은 강력함을 더해진다. 5,000rpm에 달하는 나달의 공은 습도와 바람을 만나 궤도를 더욱 예측할 수 없는 공이 된다. 받아 넘기기만 해도 다행이다. 페더러에게는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이었다. 나는 더욱 자신있게 3:0을 불렀다. 
  결과는 역시나 6-3, 6-4, 6-2. 세트스코어 3:0. 나달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의외였다. 페더러는 역시 올타임 넘버 원이었다. 다분히 불리한 환경 속에서 페더러는 엄청난 랠리를 해냈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었는지, 그들의 강력한 스트로크도 바람에 의해 궤도가 미친듯이 휘어댔는데도, 그만큼 나달의 탑스핀이 더욱 강력해졌음에도 페더러는 나달의 백핸드쪽을 노리며 무자비한 포핸드를 때려댔다. 상대가 나달이 아니었다면, 아니 상대가 평범했던 나달이었다면 페더러는 어쩌면 승리를 거뒀을지도 몰랐다. 그들의 랠리는 하나 하나가 엄청난 클래스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도무지 받아낼 수가 없어보이는 공격을 페더러는 네트 넘어 나달에게 전했고, 나달의 바로 그 도무지 받아낼 수가 없어보이는 공격을 다시 받아 쳐내 역공했다. 바람때문에 페더러의 드랍샷이 조금은 힘을 잃었던 것만 뺀다면 그들의 랠리는 전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처럼 보일 정도였다. 
  페더러는 나달을 상대로 브레이크를 두 개나 빼앗았다. 다만 나달에게 여섯 개의 브레이크를 내준 것이 흠일 뿐이었다. 1세트가 아쉬웠다. 페더러는 엄청난 선전을 하고서도 1세트에서 분위기를 내줬다. 2세트를 반드시 따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으리라. 페더러는 2세트에서도 대단히 선전했지만, 아쉽게도 내주고 말았다. 3세트는 사실 더이상 볼 필요가 없었다. 페더러의 집중력은 떨어졌고, 나달은 승기를 꽉쥐었다. 
  나달의 어쩌면 허망하고 당연한 승리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 달리 경기는 "꿀잼"이었다. 경기를 보면서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고, 역시나 그들의 라이벌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라이벌리라고 부를 수 있었다. 


2. Semifinal - Novak Djokovic (1) v. Dominic Thiem (4)

  프랑스오픈 4강의 다른 한축의 주인공은 2016, 2017년에 이어 또다시 만난 조코비치와 티엠이었다. 티엠은 2016, 2017 4강. 2018 결승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4강에 진출했다. 4년 연속 4강이었고, 결과적으로 결승에 진출하여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이루며 자신이 나달의 후계자임을 분명히 했다. 조코비치는 2016년 우승이후 2017년 8강, 2018년 8강에 이어 2019년에 오랜만에 4강에 복귀했다. 
  경기 전 나의 예상은 당연히 티엠의 승리였다. 2017년 경기 때 처럼 1세트를 누가 가져가냐에 따라 승리가 결정될 것이고, 경기 스코어는 3:0, 조코비치가 잘해야 3:1 정도로 결정될 것이라고 보았다. 적어도 클레이에서만은 티엠에게 조코비치는 더이상 그 거대한 조코비치가 아니었다. 티엠은 클레이에서 확실히 자신감을 가진 것 같았다. 
  전적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클레이에서 그들의 상대전적은 3승 3패이다.(클레이 외에서는 3번 붙어 조코비치가 전부 가뿐하게 이겼다.) 그 경기들을 살펴보면 쉽다. 조코비치가 이긴 3번의 경기는 자신이 우승했던 2016 프랑스오픈 4강, 6-1, 6-0으로 퍼펙트한 스코어로 이긴 2017 로마 4강, 그리고 타이브레이크 끝에 신승했던 2019 마드리드 4강이다. 2016 프랑스오픈 경기는 티엠이 유망주티를 잔뜩 묻힌채 그랜드슬램에서 처음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때였고, 조코비치는 전성기의 마지막 목표를 향해 진군할 때였다. 그들은 클레이에서 처음 만났고, 드디어 프랑스오픈 우승을 앞두고 있던 조코비치에게 티엠은 그냥 에러 많은 애송이에 불과했다. 
  2017 마드리드는 어떠한가. 그 경기 바로 이전에 티엠은 나달을 상대로 혈투를 벌이고 승리했다. 2017 당시 나달은 2010 시즌 이후 최고의 클레이시즌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던 때였고, 그가 유일하게 패배를 기록한 경기가 바로 티엠을 상대로한 그 경기였다. 애송이 티엠은 빅3를 연타로 이길만한 역량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내가 보기에 티엠은 조코비치를 상대로 쓰레기같은 경기력을 보였는데, 이는 나달에 대한 승리에 모든 걸 쏟았고, 이에 도취된 것으로 보였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빅3를 상대로 승리한 다음 경기에서 허망하게 패배하곤 했고, 티엠도 마찬가지였다. 빅3와 클래스차이가 많이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그 중 1명을 이기려면 너무 많은 걸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7 프랑스오픈 8강이 결정적이었다. 티엠은 2017 프랑스오픈 때 확실히 자신이 나달에 이은 클레이의 최강자라는 걸 점점 확고히 하고 있었다. 조코비치는 동기부여의 부족을 이유로 헤메고 있었긴 했지만, 상대들이 알아서 무너져주며 8강까지 쉽게 올라와 나름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었던 때였다. 그 경기의 1세트가 그들의 포지션을 결정했다. 티엠은 먼저 브레이크를 당했음에도 브레이크를 회복했고, 결국 타이브레이크까지 세트를 이끌었다. 네트에 걸리며 티엠에게 마지막 포인트를 허용한 조코비치의 백핸드가 이제 티엠과 조코비치가 일반 선수와 역대급 선수의 대결에서 일반 선수와 일반 선수의 대결로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 같은 것이었다. 불안했던 조코비치는 그대로 집중력을 잃었고, 3세트에는 베이글 스코어까지 내주었다. 이제 더이상 조코비치는 티엠에게 "이길 수 없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9 마드리드에서 비록 티엠이 타이브레이크 끝에 조코비치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딱히 새로운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티엠은 원래도 꾸준한 선수가 아니다. 그냥 타이브레이크에서 한끗 차 패배를 했을 뿐이었다. 티엠 또한 그렇게 받아들이는 듯 했다. 티엠이 조코비치와 프랑스에서 경기 직전 연습공을 치고 있을 때 나는 그렇게 느낄 수 있었다. 티엠에게는 자신감이 보였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를 만날 때, 특히 조코비치를 만날 때 느끼는 정신적 패배감. "아 어차피 지겠지" 하는 듯, 알아서 무너져 주는 그런 패배감을 티엠에게서는 느낄 수가 없었다. 지난 해에도 결승에 올랐던 티엠은 "만약 나달이 우승을 못한다면" 우승할 가장 최우선 후보자나 다름없었다. 더이상 조코비치의 코스공격은 티엠의 활동량에 장애가 되지 못했고, 조코비치의 파워 백핸드는 스핀을 걸기에 좋은 공일 뿐이었다. 바로 그 자신감이 결정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티엠은 경기를 시작부터 리드했다. 페더러와 나달의 경기가 엄청난 명경기를 보여줬다면, 티엠과 조코비치의 경기는 그들의 클래스를 보여주듯 눈이 썩는 듯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바람은 티엠과 조코비치를 조심스럽게 만들었고, 특히 조코비치를 병신으로 만들어놨다. 조코비치는 바람에 섞인 티엠의 공에 도무지 적응이 안되는지, 자꾸 중얼 중얼 궁시렁대며, 경기를 중단하자고 졸라댔다. 마음은 경기가 아니라 기우제를 지내는 데 있는 것 같았다. 거기에 같이 흔들렸는지, 1세트를 쉽게 따냈던 티엠이 2세트는 허망하게 내줬다. 
  하지만 3세트에 다시 티엠이 정신차리자 조코비치는 또다시 궁시렁 거리기 시작했고, 결국 하늘은 비를 내려줬다. 티엠이 브레이크를 하며 찬스를 잡자 비가 내렸고, 조코비치는 냉큼 가방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이러한 양상은 이틀에 걸쳐 반복됐다. 경기는 중단과 속개를 반복했고, 흐름을 미친듯이 끊었다. 티엠과 조코비치는 앞서 더 엄청난 바람에도 멋진 랠리를 보여주며 명경기를 펼친 페더러, 나달을 더욱 간지나게 만들어 주고 싶었는지, 개똥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만일 경기가 중단이 없었다면 티엠은 가볍게 조코비치를 꺾었을 것이었다. 경기의 중단과 연기는 조코비치에게는 대단한 찬스가 되었지만, 티엠의 프랑스오픈에서의 자신감은 중단되지 않았다. 기어이 그는 백핸드 패싱샷을 집어넣었고, 조코비치는 나달에게 당했듯이 어설픈 발리를 시도하다가 결정적인 점수를 내줬다. 이틀에 걸친 경기는 티엠에게 넘어갔다. 티엠은 확실히 선언했다. 적어도 클레이에서 티엠에게 조코비치는 6:4, 7:3 정도로 자신에게 약한 선수중 한명이 되버렸다. 


3. Final - Dominic Thiem (4) v. Rafael Nadal (2)

  이미 대진이 결정되었을 때, 나달의 12번째 우승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페더러와 나달의 경기를 보며 나는 안심했다. 이정도 경기력이라면 조코비치가 올라오든 티엠이 올라오든 상관없다. 조코비치가 조금 더 까다로운 선수이긴 하지만 조코비치는 티엠에게 패배할 것이 좀 더 분명해보였고, 실제로 티엠이 자신의 두 번째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티엠이 조코비치를 이겼지만, 티엠은 나달을 이길 수 없다. 티엠의 백핸드가 나달의 깊은 포핸드를 받기에는 엿부족이고, 슬라이스를 자주쓰는 티엠의 플레이스타일은 슬라이스를 돌아서는 포핸드로 처리하는 나달에게는 쥐약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티엠은 이틀에 걸쳐 혈전을 펼치고 올라왔다. 체력적으로 나달에게 압도적인 우위가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기 전 전망은 나달의 3:0이 분명했다. 
  하지만 티엠은 조코비치를 이기면서 배운 것이 있는 듯 했다. 자신의 클래스를 확실히 한 차원 끌어올린 듯 했다. 결승에서 티엠은 더이상 무분별하게 파워샷을 때려대지 않았다. 그는 정확하게 공을 밀어치면서도 스핀량은 줄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더이상 조급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며, 랠리를 지속할 의지를 보여줬다. 티엠은 손에 꼽을 만큼 백핸드를 슬라이스로 처리하지 않았다. 대신에 훌륭해진 드랍샷을 보여줬을 뿐이다. 당황한 건 나달 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나달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1세트에서 나달은 경기운영능력에서의 우위를 보이며 찬스를 마무리해 6-3으로 승리했다. 비록 2세트에서는 세트 내내 기회를 살리지 못하다가 3R 고팡에게 내줬든 마지막 서브게임에서 허망한 실수로 티엠에게 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에 정신차렸고, 4세트에서도 흔들릴 뻔 했지만 나달은 승기를 꽉쥐었다. 티엠이 의외의 선전을 보이며 세트 스코어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결국 나달의 12번째 우승에 있어 최대 장애물은 나달의 자만이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티엠은 과거 페더러와 조코비치가 그랬듯, 또다시 시상대 한편에서 접시를 들고 있어야만 했다. 언젠가 자신도 나달의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기약하며 말이다. 
  나달은 여전히 자신이 클레이코트의 왕임을 증명했다. 네오 백핸드의 페더러도, 네오 백핸드의 티엠도 나달을 위협하지 못했고, 유일한 나달의 장애물 조코비치와 신성 즈베레프, 파워 카차노프는 아예 나달을 만나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다만 클레이코트에서의 플레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티엠만이 이제 좀 감을 잡은 듯했을 뿐이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2번의 우승을 이뤘다. 이는 로드 레이버, 비외른 보리의 통산 그랜드슬램 타이틀 개수보다 1개 더 많은 숫자이며, 로이 에머슨의 통산 그랜드슬램 타이틀 개수와 타이를 이룬 숫자다. 이보다 많은 통산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가진 선수는 로저 페더러(통산 20회, 윔블던 8회), 노박 조코비치(통산 15회 호주오픈 7회), 피트 샘프라스(통산 14회, 윔블던 7회) 단 3명에 불과하다. 뭐 기록으로 치면 할 얘기가 엄청나게 많은 12번째 우승이다. 


4. epilogue

  만약 나달이 더이상 프랑스오픈 우승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도미니크 티엠이 그것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티엠은 올 시즌 하드코트 결승에서 페더러를 이겼고, 클레이에서 나달을 쓰러뜨렸으며, 그랜드슬램 5세트 경기에서 조코비치를 쓰러뜨렸다. 이제 그는 더이상 빅3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록 하드코트 및 잔디코트 그랜드슬램에서 하찮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 US오픈 8강에서 나달에게 아쉽게 패배하며 탈락한 것이 쌓여 극복된다면 그는 확실히 그랜드슬램을 위협하는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니시코리, 디미트로프, 칠리치, 즈베레프, 치치파스 등이 이뤄내지 못한 것이며, 스탄 더 맨이 간신히 잠시 이뤘던 것이다. 적어도 티엠에게 조코비치는 해볼만 한 상대가 된 듯하다. 그럼 됐다. 
  페더러는 아주 좋은 경험을 하고 윔블던을 향한다고 인터뷰했다. 애초에 클레이 시즌 참여가 잔디시즌에서의 풀스윙 능력을 연습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힌 것 처럼, 페더러는 충분히 소득을 얻고 클레이시즌을 마감을 한 듯하다. 애초에 클레이에서 뭔가를 이룰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조코비치는 동기부여에 있어 또다시 혼란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나달을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부활한 조코비치는 뭔가 불완전해보이는 폼에도 나달과 페더러가 알아서 무너져주며 남은 그랜드슬램 우승 자리를 자기 손에 털어넣으며 그랜드슬램 대회 3번을 연달아 손에 넣었지만, 여전히 프랑스오픈과는 안친한 모습을 보이며 노박슬램에 실패했다. 그는 잔디시즌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윔블던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늘이 비를 뿌려대며 기회를 주었음에도 티엠에게 털린 조코비치가 과연 그 멘붕을 극복하고 윔블던에서 새 모습을 보일지가 궁금하다. 페더러가 느닷없이 무너지지 않는한 여전히 윔블던 우승에 있어 페더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나달보다는 조코비치다. 
  나달은 몬테카를로와 바르셀로나를 내줬고, 마드리드에서도 치치파스에게 첫승을 안겨주며 탈락했으나, 로마에서 조코비치를 부수며 기세를 회복하고, 프랑스오픈을 우승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나달은 여전히 무릎에 부담을 안고 있으니, 잔디시즌에서의 대단한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백핸드가 빠르고 날카로워졌다는 거에 조금 기대를 걸어볼 뿐일 것이다. 잔디에서의 나달은 어쨌건 조코비치와 페더러를 피하는 게 일이다. 페더러에게는 승산이 전혀없고, 조코비치에게는 자신감을 조금은 회복했으니 그나마 해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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