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4일 월요일

70-50-10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Andy Murray도 꺾었고, 세계랭킹 8위 마린 칠리치Marin Cilic도 꺾었으며, 신예 루카 폴리Lucas Pouille 마저 가뿐히 제끼고 생애 첫 마스터즈 1000 대회 결승에 올라온 스페인의 알베르트 라모스-비뇰라스Albert Ramos-Vinolas에게 King of Clay를, 그것도 King of Clay의 본진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상대하는 것은 너무 버거운 일이었다. 
  6:1, 6:3. 2017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즈 1000 대회 결승은 King of Clay의 가벼운 승리로 끝났다. 앤디 머레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며 투지를 보였던, 라모스-비뇰라스에게 King of Clay는 무려 단 한차례의 브레이크 포인트도 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Breaking Point Saved 0/0. King of Clay의 10번째 몬테카를로 마스터즈 우승을 막기에 라모스-비뇰라스는 너무 무력했다. 




  당초 몬테카를로의 대진은 King of clay의 우승에 먹구름이 낀 게 아니었나 싶었다. 이미 2회전 상대부터, 요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영국의 신예 카일 에드먼드Kyle Edmund였고, 그 다음 부터는 호주오픈 당시 나달을 심히 괴롭혔던 알렉산더 즈베레프Alexander Zverev, 그리고르 디미트로프Grigor Dimitrov가 차례로 나달의 대진에 있었다. 게다가 그들을 모두 이긴다고 해도 다음 상대로 세계랭킹 2위이자 나달을 상대로 2014년 프랑스오픈 이후 단 한번도 진적이 없는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가 기다리고 있을터였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하자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흘러갔다. 디미트로프는 자신의 첫 경기에서 Qualifier인 얀-레나드 스트러프Jan-Lennard Struff라는 듣보잡한테 느닷없이 패배했고, 즈베레프는 자신의 생일날 펼쳐진 16강 경기에서 나달을 만나 1:6, 1:6으로 일방적으로 털렸다. 즈베레프가 King of Clay에게 클레이코트 레슨을 받았다는 게 외신의 기사 제목이었을 정도였다. 조코비치는 첫경기부터 이상하게 계속 헤메더니 결국 기어이 다비드 고팡David Goffin에게 역전패 당하면서 짐을 쌌다. 나달의 이번 10번 째 우승 달성에 있어 그나마 부담이 되었던 경기는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슈워츠먼Diego Schwartzman이라는 조그만 선수와의 경기였다. 하지만 그 경기조차도 스코어는 6:4, 6:4로 깔끔했다. 


출처 : rincon-sports.com


  이번 우승으로 라파엘 나달Rafael Nadal, a.k.a King of Clay, 는 오픈 시대 이후 최초로 한 대회를 10회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고,  50회로 클레이코트 대회 단독 최다 우승자가 되었고, 본인의 통산 타이틀 개수 또한 70개로 늘렸다. 마스터즈 1000 대회 우승횟수는 29회로 , 노박 조코비치의 30회를 다시 바짝 추격하게 되었다. 
  이제 나달의 남은 목표는 각각 9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바르셀로나 오픈과 롤랑가로스도 우승하는 것이 될 것이다. 몬테카를로-바르셀로나-롤랑가로스라는 나달의 본진을 전부 10으로 채운다면, 이미 올 시즌은 이미 더 이룰 것이 없을 만큼 성공적인 시즌이 될 것임은 물론, 그 자체로 역사적인 기록이 될 것이다. 여기에 현재 올라온 폼이라면, 같은 클레이인 마드리드와 로마 마스터즈도 우승해버려서 마스터즈1000 우승 횟수도 조코비치를 앞질러 버렸으면 하지만 그건 또 너무 과한 욕심인 것만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