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The Championships, Wimbledon 2R
Rafael Nadal(3) v. Nick Kyrgios
6-3, 3-6, 7-6(5), 7-6(3)
잘가라 키리오스..
wimbledon.com
- 내 예상은 빗나갔다. 닉 키리오스Nick Kyrgios는 패배했고,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은 승리했다. 대략 맞아 떨어진 것도 있다. 그들은 4세트 동안 타이브레이크를 두 번 갔다. 나달의 2019 타이브레이크 전적은 4-3, 키리오스는 12-5. 하지만 이번 맞대결 중 두 번의 타이브레이크는 전부 나달의 승리로 끝났다. 세트 스코어는 3:1로 끝났다. 브레이크는 단 네 번 있었고, 나달이 두 번 키리오스가 두 번을 기록했다.
- 키리오스는 전 날 pm11:00에도 윔블던 근처 바에서 발견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한 기자를 보며 바에서 본 사람이라고 웃음 짓기도 했다. 바에서 쩔지 않았다면 경기력이 더 좋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질문한 기자를 가리켜 틀림없이 지루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며 오히려 비웃었다.
뭐 시바 내일이 결승도 아닌데 바에서 좀 놀지 뭐..
the times
- 키리오스는 프랑스오픈이 진행중이던 지난 5월 호주의 한 팟캐스트 방송에 등장해서 나달과 조코비치를 까댔다. 이 관심종자 애송이는 나달이 Salty(찌질한)하다고 했고, 토니 나달은 idiot(멍청이)라고 불렀으며, 조코비치는 cringeworthy(보기 오그라드는)라고 했다. 그리고 앤디 머레이는 최고(the best)라고 했으며, 로저 페더러는 G.O.A.T라고 했다.
이 경솔한 주둥이는 조코비치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데 안달난 것 같다고 지적했으며, 그가 페더러처럼 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절대 G.O.A.T이 될 수 없을 거라고 말했고, 자기가 보기에는 앤디 머레이가 노박 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라고 했다.
그는 나달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반대(polar-opposite)이라고 말하며, 존나게 쿨한 자신과는 달리 salty한 나달은 자신이 이겼을 때 그걸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이 고졸새끼는 토니 나달이 자신을 가리켜 교육이 부족하다고 했다면서, 자신은 학교를 무려 12년이나 다니며 교육을 잘 받았다고 자랑했다. 심지어 자신이 그의 친척을 이겼으니 그 idiot이 화난 것도 이해한다는 넓은 배포를 자랑하기 까지 했다.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보다도 쿨한 이 쿨쟁이는 왜 자신이 욕을 쳐먹고 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고, 윔블던 승리 후 나달에게 관심받지 못한 것에 굉장한 분노를 느끼고 있는 듯했다. 이 쿨쟁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대해 노박은 자기도 어릴 때 그랬다면서 차차 life-lesson을 배우게 되지 않겠냐고 했고, 나달은 항상 그렇듯 아예 언급도 안했다.
그래 그럴수도 있어.. 나도 니 땐 그랬다...
- 키리오스는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등 빅3가 자신만 만나면 절대 지지않을 듯이 지나치게 애쓰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남극점 쿨가이는 그가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를 만날 때만 죽일 듯이 달려드는 듯한 자신의 모습을 본적이 없는 듯 하다.
- 1세트를 허망하게 내준 키리오스는 심판에게 지랄하기 시작했다. 키리오스의 챌린지 신청을 심판이 지나쳤을 때 부터 시작이었다. 키리오스는 나달이 시간을 너무 많이 쓴다며, 나달에게 경고를 주라고 심판에게 소리쳤다. 궁시렁 궁시렁 거리고, 비아냥 거렸고, 심판에게 화를 냈다. 그리고 심판은 키리오스에게 경고를 줬다. 그 때부터 키리오스는 발광하는 걸 관뒀다. 대신에 중얼거리고 건들거리는 걸로 불만을 표출했다. 심지어 그는 코트 체인지 동안 쉬지도 않고 바로 반대편 코트로 넘어가 서있는 걸로 항의했다.
키리오스 하이라이트
the india times
- 2세트 4-3 상황에서의 키리오스의 폭풍 지랄은 나달의 멘탈에 영향을 끼쳤다. 나달은 키리오스의 지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지랄이 자신의 집중에 방해가 됐음을 인정했다. 2세트에서 나달은 브레이크를 당한 후 곧바로 브레이크를 해내는 데 성공하며 3-4를 만들었으나, 자신의 서브게임을 놓치며 그대로 3-6으로 세트를 내줬다.
- 키리오스는 3세트 4-4, 40:15 상황에서 네트 가까이에 있던 나달을 향해 러닝 포핸드를 때렸다. 공은 사실 나달의 몸에 맞지는 않았다. 공은 나달이 들고 있던 라켓을 맞고 떨어졌다. 키리오스는 사과의 표시를 하지 않고 몸을 건들거리며 양손을 들어 야유하는 관중을 도발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나달은 뒤돌아서며 키리오스를 죽일 듯이 쳐다봤다.
저 애송이새끼 패죽이까..
daily express
-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오기찬 호주출신 관심종자는 자신이 의도적으로 나달을 노리고 공을 때렸다고 말했다. 자신은 나달의 라켓을 맞춘거지 나달을 맞춘 것도 아니고, 나달은 그랜드슬램 우승도 많고, 돈도 많을 텐데 그 정도는 맞어도 괜찮으니 자신은 나달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키리오스는 두 번의 언더서브를 보여줬다. 하나는 에이스가 되었으며, 다른 하나는 나달이 포핸드로 받아쳤으나 네트에 걸리면서 포인트가 되었다. 첫 번째 서브에 관중들은 환호를 보냈으나, 두 번째 서브 때는 관중들로부터 미친듯한 야유가 쏟아졌다. 첫 번째는 뭐 이벤트 정도로 본 듯 하나, 두 번째는 경기의 텐션이 높아지고 있을 때였고, 키리오스가 개지랄 난리를 떨고 있는 걸 충분히 본 후 였으니 야유가 쏟아진 듯 했다. 한 번은 그렇다쳐도 뭘 그런 짓거리를 두 번씩 하냐는 표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키리오스의 서브는 정말 엄청났다. 나달의 리턴게임은 초스피드로 끝났다. 키리오스는 37개의 에이스를 기록했고 브레이크포인트는 고작 5번만 허용했다. 1st 서브 득점률은 76%, 2nd 서브 득점률은 57%였다. 수치는 대단치 않을지 모르지만, 키리오스의 서브는 그 이상의 아우라를 뽐냈다. 나달은 키리오스의 서브가 워낙 강력해서 그랬는지, 거의 모든 서브 때 스플릿 스텝을 한 발 먼저 움직이는 방법을 택했고, 세컨 서브 때도 베이스라인 근처로 다가오지 않았다.
- 하지만 나달의 서브게임은 더욱 대단했다. 나달의 서브게임 또한 키리오스의 그것과 비슷하게 끝났다. 나달은 키리오스에게 찬스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 1st 서브 득점률은 82%, 2nd 서브 득점률은 71%였다. 서브가 확실히 좋았고, 나달은 조금 더 빠른 템포로 공격에 나섰다. 키리오스에게 찬스를 거의 주지 않았다.
에이스는 별로 없어도, 은근 짜증나는 나달의 서브
특히 이번 경기에는 플랫서브가 돋보였다.
- 키리오스는 확실히 나달에 비해 랠리 지속 능력이 매우 부족함을 보였다. 분명 키리오스는 나달의 공을 카운터로 잘 받아쳐낸다. 하지만 테니스 코트에서 어른 들이 종종 말하는 교훈이 있다. "한 번 더 기다려라" 나 같은 혈기만 믿는 애송이들에게 공을 냅다 때리지 말고 한번 더 랠리를 하면서 주도권을 천천히 잡아가라는 말이다. 키리오스는 그게 잘 안됐다.
- 키리오스가 전날 저녁에 바에서 맥주나 쳐먹고 놀지 않았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을 것은 명백하다. 키리오스는 서브 그리고 네트 근처에서의 터치플레이를 제외하면 사실 랠리에서는 그작 그랬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키리오스는 멘탈은 물론, 체력문제를 일으키며 결국 아무것도 안되는 모습만 보였다. 그는 나달의 서브 게임을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자빠지는 관심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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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달의 주요 승리 요인으로 백핸드를 꼽아야겠다. 주요 장면에서 등장하며 눈에 띄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나달의 강력한 크로스 백핸드는 여러 번 키리오스를 코트 밖으로 내몰았고, 다운 더 라인 백핸드도 탑스핀 보다는 공이 짧더라도 빨리 밀어치는 모습을 보였다. 키리오스에 대한 대비였는지, 나달은 확실히 랠리 시 백핸드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쳤다.
- 나달의 멘탈. 나달은 종종 올타임 멘탈왕으로 꼽히곤 한다. 대다수의 선수, 코치, 전문가 등등이 나달의 가장 큰 강점으로 정신력(mental strength)을 꼽는다. 나달이 어린 시절, 삼촌이 토니 나달이 나달이 실수했을 때, 물 한 방울 주지 않고 땡볕 코트에 하루죙일 서있게 했다고 한다. 이를 보다 못한 나달의 어머니가 물을 갖다주자, 토니 나달은 나달의 어머니에게 개지랄을 했다고 한다. 사실 아동학대 수준으로 나달은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도 삼촌과 30여년의 시간 동안 코치관계로 보냈다. 나달은 절대 라켓을 부수지 않는다. 황제 페더러가 볼보이에게 짜증내고, 조코비치가 라켓을 허구헌 날 박살 낼 때도 나달은 절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친절하지않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지랄을 보이지는 않는다.
키리오스가 경기도중 심판에게 개거품 개지랄 개난리를 치고 있는 동안 나달은 묵묵히 자리에 있었다. 자신의 루틴에 대해 지랄하는 내용을 다듣고도 가만 앉아있었다. 그가 한 것이라고는 집중력이 약간 흐트러져 공격이 몇 센치 라인을 벗어나거나 네트에 걸린 것 뿐이었다. 그것도 한 게임에 그쳤다. 언더서브에이스가 나왔을 때도 웃어넘겼고, 두 번째 언더서브가 나왔을 때도 포핸드리턴이 네트에 아쉽게 걸린 것을 아쉬워할 뿐이었다. 키리오스가 자신을 공으로 맞추고, 코트 저편에 서서 건들거리며 비아냥 거리는 모션을 취할 때도 나달은 집중력을 유지했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키고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에 키리오스의 지랄에 대해서 말을 아꼈고, 오히려 키리오스가가 잠재력을 지닌 선수이며 그랜드슬래머의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가 공으로 자신을 때린 것에 대해서는 단지 때때로 위험할 수 있다고 했을 뿐이다.
만약 나였다면 에러와 더블 폴트를 남발했을 거고, 존 메켄로John McEnroe 처럼 같이 개지랄했거나, 인터뷰에서 키리오스가 멍청한 애송이자식이라고 비웃거나, 라켓으로 두들켜팼거나, 총으로 저 멍청한 애송이의 머리통을 날려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달은 그러지 않았다. 묵묵히 자신의 루틴과 서브에 집중했고, 공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해서 받아쳤다. 그리고 승리했다.
키리오스의 개지랄과 관심쇼로 점철된 이 경기가 윔블던 최고의 아름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나달의 성실함과 포용력 덕분일 것이다.
the King of Clay on 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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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내용이라든가, 나달의 승리에 대해서 딱히 분석할 것도 없다. 나달의 서브와 백핸드는 확실히 무기였고, 나달은 과거 페더러가 키리오스를 상대하면서 그랬듯 질 생각이 애초에 없었던 것 같다. 그의 엄청난 멘탈은 키리오스의 난리를 전부 받아 삼켰을 뿐이었다. 반면에 키리오스는 멘탈에서 완전히 패했다. 그의 서브는 여전히 엄청났고, 그의 네트에서의 터치는 그가 왜 현 테니스 최고의 재능으로 불리우는 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의 멘탈은 여전히 엉망진창이었고, 몸상태는 제대로 랠리를 할 준비가 안되어있는 듯 했다. 그는 타이브레이크에서의 너무나도 소중한 한 포인트 한 포인트 들을 그냥 세게 후려치는 데 소비했다. 그의 패배는 명백했다.
백슬라이스 리턴으로 재미 좀 봤던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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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리오스가 병신같은 소리들만 늘어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이 경기에서 부족했음을 인정했고, 나달이 훌륭했으며, 라파, 노박, 로저가 이룬 것들에 다가가기에는 프로페셔널함을 비롯 자신에게 부족한 게 많고, 자신은 아직 그랜드슬래머에 다가가기엔 이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greatest player이며 본인이 얼마나 원하는 지에 따라 성취를 이룰 것이라는 쿨함을 빠뜨리지도 않았다.
- 어쨌든 나달은 나의 예상을 뒤엎고, 근성과 긍지를 보여주며 윔블던 3R에 진출했고, 호주 출신 관심종자는 이제 호주로 가서 클럽과 서핑이나 즐길 시간을 마련했다. 나달의 다음 상대는 조 알프레드 쏭가Jo-Alfred Tsonga이다. 쏭가가 2000년대 후반의 전성기적 모습에 비하면 폼이 많이 떨어져 있어 나달에게 그리 어려운 상대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페더러를 만나기 전까지, 포트나이트 최고의 위협을 넘은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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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가지 희소식은 나달의 4R 예상 상대이자, 키리오스 다음으로 위협적인 상대였던 마린 칠리치Marin Cilic가 포르투갈 넘버 원 호아 소사Joao Sousa에게 4-6, 4-6, 4-6 으로 패배하며 탈락했다는 소식이다. 소사의 3R 상대는 영국의 다니엘 에반스Daniel Evans인데, 두 선수 모두 랠리 위주 선수인데 랠리 능력이 나달에 도전할 수준이 못 된다. 여기에 QF 상대는 샘 퀘리Sam Querrey 혹은 파비오 포그니니Fabio Fognini가 될 것으로 보인다. 4R까지는 수월하지만, QF의 빅서버 샘 퀘리나 파워히터 포그니니는 조금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견뎌내면, 존 이스너John Isner가 이변의 탈락을 한 이상, 무난하게 페더러와 SF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존 이스너 만큼 무서운 빅서버 샘 퀘리..
Bravo TV
- 아 참, 그리고 이번 윔블던 기대주 두 명 까먹었다. 한 명은 96년생 마테오 베레티니Matteo Berrettini, 다른 한명은 지리 베슬리Jiri Vesely. 베레티니는 이번 잔디시즌 메르세데스컵에서 키리오스, 카차노프를 포함해 잔디의 까다로운 선수들을 전부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고, 할레오픈에서도 고팡에게 털리기 전까지 SF까지 오르며 페더러를 만날뻔 한 선수다. 강력한 플랫서브와 정제된 포핸드, 준수한 발리와 백핸드 슬라이스로 잔디에서 마치 30대 선수 같은 노련한 경기운영을 보인 선수다. 그의 안정된 포핸드는 클레이나 하드에서는 좀 어정쩡해질지 몰라도, 적어도 잔디에서는 물수제비하듯 미끄러지며 빠진다. 게다가 그걸 코트 전후로 플레이스를 조정하는 노련함은 잔디코트에서의 그의 선전 이유를 증명했다.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1R에서 컷오프 시키며 3R까지 진출한 지리 베슬리도 상당히 선전이 기대되는 선수다. 좀 느리기는 하지만 거대한 신장에서 나오는 왼손파워서브. 왼손 포핸드의 이점. 플랫공이 주가 되는 잔디에서는 어느 정도 밀어쳐지는 백핸드. 나름 발리. 베슬리의 파워플레이는 수준급 테크니션, 기교플레이어를 만나기 전 까지는 버틸 것 같긴 한데,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질 것 같긴하다.
이 두 선수 모두 3라운드까지 무난히 진출했고, 베레티니는 단신 클레이 스페셜리스트 디에고 슈와르츠먼Diego Schwartzman을 앞두고 있고, 베슬리는 기교파 브루노 페어Bruno Paire를 만나 약간은 힘들어 하는 중이다.
물수제비 치는 포핸드의 베레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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