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Adidas. 전통있는 이 스포츠 브랜드는 왠지 모르게 2류같은 느낌이 있다. 부동의 넘버원 나이키Nike에 비해 왠지 어딘가 딸리는 듯한 바로 그런 느낌 말이다. 북미에서는 이미 언더아머Under Armour에 매출 2위 자리를 내줬다고 한다. 아마도 상품의 질이나, 가격과 같은 문제라기 보다는 마케팅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아디다스의 야심찼던 NBA 빅3 팀 던컨, 케빈 가넷 그리고 티맥. 기량은 대단했지만, 아디다스의 그들은 마케팅적으로는 조던은 커녕, 코비 혼자만을 상대하기에도 벅찼다. 이후 아디다스는 드와이트 하워드, 데릭 로즈, 제임스 하든 등을 내세웠지만, 르브론, KD, 어빙이 버티는 나이키는 커녕, 최근 들어와서는 스테판 커리의 언더아머에게도 버거운 수준이다.
테니스 스폰서십에 있어서는 어떨까. 86명의 상위 남자 테니스 선수 중 의류를 나이키와 아디다스에서 스폰 받는 선수가 각각 17명과 12명이고, 신발은 각각 25명과 15명이다. 데이터 전체의 1/3에서 절반 가량을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차지하고 있다. 세계랭킹 기준으로 상위 12명의 스폰서십은 다음과 같다.
※ 랭킹, 선수이름 - 라켓/의복/신발
1. Andy Murray - HEAD/Under Armour/Under Armour
2. Rafael Nadal - Babolat/Nike/Nike
3. Stanislas Wawrinka - Yonex/Yonex/Yonex
4. Novak Djokovic - HEAD/Lacoste/Adidas
5. Roger Federer - Wilson/Nike/Nike
6. Milos Raonic - Wilson/new balance/new balance
7. Marin Cilic - HEAD/FILA/LI-NING
8. Dominic Thiem - Babolat/Adidas/Adidas
9. Nishikori Kei - Wilson/UNIQLO/Nike
10. Joe Wilfred Tsonga - Babolat/Adidas/Adidas
11. Grigor Dimitrov - Wilson/Nike/Nike
12. Alexander Zverev - HEAD/Adidas/Adidas
뭐 대단한 이야기를 꺼내려고 잔뜩 서설을 늘어놓은 것은 아니다. 그냥 아디다스가 못마땅해서이다.
나이키를 보자. 과거에는 존 맥켄로John McEnroe, 피트 샘프라스Pete Sampras, 안드레 아가시Andre Agassi, 현재에는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와 라파엘 나달Rafael Nadal. 가히 역대급 선수들을 품으며 나이키는 테니스계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만들어왔다. 특히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최상위의 위치에서 각각의 스토리를 갖고 활약하고 있는 페더러와 나달을 브랜드화하면서 그들은 지독하리만큼 이익을 뽑아내고 있다.
반면 아디다스는 나이키의 아성, 페더러와 나달의 아성, 에 도전하기에는 벅차다 싶었는지, 자신들이 후원하던 조코비치와 머레이를 차례로 포기하고, 유망주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그러한 방침이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 바로 도미니크 티엠Dominic Thiem과 알렉산더 즈베레프Alexander Zverev이다. 2017 시즌 들어 그들은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특히 티엠은 클레이 스페셜리스트로 오랜시간 탑10에 머무르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출처: rolandgarros.com
출처: atpworldtour.com
정말 저 망할 녹색 셔츠좀 그만봤으면 좋겠다. 아디다스는 올 초에는 위 사진과 똑같은 디자인에 색깔만 주황색인 셔츠를 모든 선수를 대동해 밀어대더니, 롤랑가로스 부터는 저 망할 녹색 셔츠로 온 선수들의 복장을 통일 시켜놨다. 뭐 선수 한 명, 한 명 커스터마이징 하기는 무리라지만, 적어도 최상위 몇 명은 충분히 커스터마이징 해줄 수도 있지 않은가.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선수인 도미닉 티엠과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모두 충분한 스타성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번 클레이시즌에서도 충분히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즈베레프는 로마 마스터즈를 가져갔고, 티엠은 king of clay의 적장자로 여겨질법한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티엠이 클레이에서 보여준 투지넘치는 활동량과 빅4를 무너뜨린 전적들은 테니스스타로서 그의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할 수 있는 재료이다. 그의 이야기를 잘만 커스터마이징 해낸다면, 장기적으로는 나이키와 나달도 부럽지 않을 마케팅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게을러 터진 아디다스는 여전히 티엠에게 저 촌스러운 녹색 기성복 셔츠를 입히고 있다. 바뀐게 있다면 바지가 녹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다는 것 뿐이다. 뭐 취향차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저 디자인이 정말 별로이다보니 유독 더 안타깝다. 아디다스 매장에서 69,000원 씩이나 줘야하는 저 옷은 멀쩡한 사람도 찐따처럼 만드는 마법까지 있다. 그나마 티엠이 입었기에 저정도 매무새인 거다.
반면 나이키는 참 이미지 메이킹을 잘한다. 왠지 정말 간지나게 모델들을 내세운다. 애초에도 좀 간지나는 선수들을 골라 영입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들이 더욱 간지나보이게 마케팅을 한다. (10 is RAFA만 봐도 그렇다.) 비록 특별히 섹션을 만들어두고 커스터마이징하는 선수는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뿐이지만, 나이키는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나, 닉 키르기오스 같은 선수들을 결코 내버려 두는 법이 없다. 보르나 초리치Borna Coric, 카일 에드먼드Kyle Edmund, 카렌 카차노프Karen Kachanov 같은 선수들 또한 나이키는 틀림없이 지켜보고 있다가 상품성이 뜬다 싶으면 여지없이 전면에 내세워 써먹을 것이다.
만약 키르기오스가 티엠 정도의 성적을 거뒀다면 어땠을까.
출처: nike.com
티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참 저 멍청한 아디다스 티셔츠를 쳐다보고만 있어도 화가 난다. 그나마 작년 롤랑가로스 때의 얼룩말 무늬 같은 디자인은 나름 매력이라도 넘쳤다. 하지만 올해의 저 바보같은 디자인은 도무지 용서가 안될다. 티엠같이 스타성을 지닌 선수를 써먹을줄 모르는 게으른 아디다스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달이 잠시 주춤하자, 하얀색 뉴 퓨어 스트라이크를 냉큼 티엠과 함께 내세워 라켓을 미친듯이 팔아먹고 있는 바볼랏의 반 만이라도 좀 배웠으면 좋겠다.
출처: www.babol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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