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8일 화요일

멍청한건지, 순진한건지,



  오늘 박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하여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났다. 공개, 비공개 포함 13분 간의 회담의 내용은 여야가 합의하여 총리 후보를 추천하면, 청와대는 그것을 따르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국민의 당 박지원 비대위장은, 청와대가 시간 끌기 전술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에 따르면 이렇다. 

  청와대는 먼저 국회가 비토 할 것을 뻔한 상황에서도 김병준 총리 후보를 강행했다. 이어 한 발 양보하는 척 국회에 출석하여 여야가 합의한 후보를 내면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함으로써 공을 국회에 넘겼다. 하지만 국회가 여야가 합의된 총리 후보를 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여전히 사퇴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비박계 이탈의 위기까지 맞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야당인 민주당, 국민의 당, 정의당 또한 각자 입장을 달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결국 "총리 후보 인선" 문제로 각 당과 각 계파들 간의 경쟁구도가 벌어진다면, 후보 선정도 늦어지고, 총리 임명도 늦어지고, 특검도 늦어지게 된다. 이 상황에 최재경 민정수석을 통한 검찰 조율이 들어간다면 검찰수사 또한 늘어지게 된다. 청와대는 내부 수습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가장 위협적인 부분은 이러한 청와대의 포석이 결국 "국회 무능론", "국회 무용론"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판을 깔아줘도 못 먹는 무능한 국회에 대한 비난으로 현재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여론이 희석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상황을 초래해놓고, 국회 탓하려고 함정을 치는 영악한 청와대의 프레임 선점에 국회는 더욱 비상하게 움직이기 커녕 여전히 그냥 딜레마에 빠져있는 듯 하다. 여당은 오늘도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퇴하라고 그리도 소리쳤음에도 이정현 대표가 건재한 대서 오는 내부 갈등때문에 바빠보이고, 야당인 민주당은 거칠게 이야기하는 대권 주자들을 아침부터 모아 본인들의 신중론에 포함시키느라 애쓰는 듯했다. 국민의 당은 박지원 대표가 시원스러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으나, 당세가 적어서 인지, 주도자가 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와 중에 더불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JTBC 뉴스룸에 나와서 역시나 바보같은 모습만 보여주고 들어갔다. 정권에만 욕심내고 있는 무능하고 오만한 야당의 이미지였다. 인터뷰에서 손석희 앵커는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야당의 단계적 퇴진론총리 인선 문제로 인한 시간 지연 문제에 대해 질문했다. 여기에 우 원내대표는 단계적 퇴진론이 "야당이 요구한 국회 추천 총리를 임명하고, 외교, 안보 분야를 제외한 내정 전권을 대통령이 약속한다면, 퇴진 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 이라고 설명했고, 시간 지연 문제는 쿨하게 "대통령이 약속만 한다면 금방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법적 근거가 없는데, 단지 대통령의 의견 표명 만으로 효력이 있겠냐는 지적이나, 조건에 시점이 없고 애매하다라는 손 앵커에 질문에 대통령의 의사표시가 진정성과 실효성을 갖추는 지 의총에서 결정할 것이다는 수준의 대답만 늘어놨다. 여론은 물론 대권 주자들 중에서도 하야나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는 언급에는 "광장에는 광장의 방식이 있고, 국회에는 국회의 방식이 있다."고 말했고, 중대한 결심이 있다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의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른다. 대권 주자는 각자 알아서 할 것이고, 당론이 거기에 따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의중만 물었을 뿐인데 혼자 당론 어쩌고 언급하며 무덤을 팠다. 모르는 것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손석희 앵커의 되물음에는 손 앵커의 당황스러움이 묻어있어 보일 정도였다. 대통령이 만약 야당안을 받아들이면, 내정 업무 분담은 어떻게 할거냐는 추가 질문에도 손 앵커의 유도 질문에 따라가는 수준만 대답할 만큼 전혀 준비가 안되있었다. 


   손석희 앵커가 사실 상 인터뷰가 아니라, 야당이 점수를 딸 수 있도록 아예 대놓고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상호 원내대표의 답변 수준은 개인적으로 완전히 기대이하였다. 그냥 순진한 건지, 아니면 멍청한 건지 싶을 정도였다. 민주당은 이미 특검 제안이나, 거국 내각등을 먼제 말해놓고, 여당이나 청와대가 받아들이는 모션을 취하자, 상설 특검은 안된다거나, 자신들이 선제하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번복하는 삽질을 했었다. 최순실 게이트가 워낙 거대한 사안이라 넘어간 것이지, 아니었다면, 진작에 역공을 몇 번은 당해도 당했을 삽질이다. 그냥 준비도 안하고 막 뱉는다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이번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뭐에 기대서 대통령의 의사표현을 신뢰하겠다는 건가. 업무 분담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없으면서, 무슨 야당 추천 총리인가. 다음 대선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언제 여야 합의하고, 언제 프로세스 만들고, 언제 후보 추천하고, 언제 업무분담 하나. 대통령 약속의 진정성을 그냥 자기 네 당 의총에서 다수결로 평가하면 끝인가. 법적 근거가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 되는 상황에서, 아무리 대통령이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한들, 어떻게 이원집정부가 되는가. 청와대는 여전히 잘못에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는데, 미쳤다고 야당의 허수아비 놀음에 참여하겠는가. 이해찬 전 총리가 G20에 총리가 가니 상대도 안해주더라는 말 한마디에 외교는 그래도 대통령한테 맡기겠다는데, 대통령제서 내정 실권도 없는 허수아비 대통령은 G20서 상대해주나. 어설프게 자신들이 받은 당면 상황을 청와대에 떠넘기려는 수준에 불과해 보인다. 

  민주당은 참으로 착각하며 사는 것 같다. 여론이 청와대에 등돌렸다고 당연히 자기 편일 거라고 또다시 자만하고 있다. 자기들이 벌써 뭐라도 된 마냥 건방지게, 내정 실권에 이름표 붙여놓고 있다. 다음 대선까지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그 시간동안 내각제 흉내나 내며 정권놀이하겠다는 건가.  "국회는 국회, 광장은 광장" 발언 또한 다분히 선민적이다. 광장을 대표하는 것이 자기들 아닌가. 중간층을 의식하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들은 제도정당"이라는 되도 않은 워딩까지 섞어 굳이 MBC도 아니고 JTBC까지 와서 되도 않은 소리들을 해야했나 싶다. 질문을 하는 손석희 앵커도 계속 어이가 없는지, 그의 되물음이 자꾸 "니네 정말 그렇게 밖에 말 못하냐?"라는 말로 들렸다. 손 앵커가 힌트를 자꾸 던져줘도 알아쳐먹지도 못하고 바보같은 소리만 늘어놓고 앉어있다. 우 원내대표를 보고 있자니, 손 앵커의 질문대로 국정공백의 책임이 고스란히 민주당으로 전부 다시 돌아갈 듯 싶었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인해, 대중들은 박근혜 정부 자체에 이미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이 말의 뜻이 "그래서 민주당 따위를 지지한다" 가 아니라, 그냥 이런 말도 안되는 사건이 생기는 정부 자체에 대한 보이콧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건 자체가 이미 현 질서 전체의 기강을 흔드는 것이고, 국가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박살내는 일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를 질타 하는 것이고, 대통령 하야를 주창하는 것이지, 무슨 야당 나부랭이들이 내각제 흉내나 내라고 나가서 시위하는 게 아니다. 

  역시나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민주당은 여전히 잿밥에 눈이 멀어 능력도 안되면서 무임승차하려고 벌써부터 설레있는 것 같다. 하야 정국이라는 엄청난 찬스에다 자멸하고 있는 여당까지 두고도, 줘도 못쳐먹는 민주당은 왠지 또 다시 역풍 맞고, 추미애 대표가 삼보 일배나 쎄빠지게 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참으로 한심스럽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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