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6일 일요일

The world new no.1, Andy Murray






  2016 파리 마스터즈 대회가 치러지는 도중,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가 대회 8강에서 탈락하고, 2위 앤디 머레이Andy Murray가 결승에 진출 함으로써 앤디 머레이가 드디어 커리어 첫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게 되었다. 이로써 절대 무적 같았던 조코비치의 연속 세계랭킹 또한 122주(총223주)에서 마감되었다.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의 237주 연속 1위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기록인지가 새삼스럽다.)


무려 1,915포인트나 차이나던 앤디 머레이는 어떻게 노박 조코비치를 역전하였는가.


  지난 월요일(10.31)에 발표된 랭킹에서 노박 조코비치는 랭킹 포인트 12,900점으로 1위, 앤디 머레이는 10,985점으로 2위였다. 작년 파리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000포인트를 벌었던 조코비치는 올해 파리 마스터즈 8강에서 14-0이라는 본인 최고 연승 상대였던 마린 칠리치Marin Cilic에게 4-6, 6<2>7로 첫 패배를 허용하며 탈락했다. 반면에 앤디 머레이는 4강 상대였던 밀로스 라오니치Milos Raonic가 기권하면서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1000포인트 중 180포인트만 방어에 성공했고, 지난 해 준우승에 그쳤던 머레이는 600포인트를 그대로 방어에 성공했다. 만약 존 이스너John Isner와의 결승에서 머레이가 승리한다면, 머레이는 추가 400포인트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조코비치 dropping -820, 머레이 dropping 0


  여기에 다음 주 랭킹에는 작년 월드 투어 파이널ATP World Tour Finals 포인트가 차감된다. 월드 투어 파이널은 세계랭킹 1위 부터 8위까지 8명의 선수가 두 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어 한 개조 1위와 2위가 각각 다른 조 2위와 1위와 준결승을 펼치고, 두 경기의 승자가 최종 결승전을 갖는 형태이다. 조별리그인 RR(Round Robin)에서는 경기당 승자에게 200포인트가 주어지고, 준결승에서는 400포인트, 결승전 승자는 500포인트가 주어진다. 즉 RR이 3경기이므로 모든 경기를 승리한 우승자는 1,500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지난 해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RR에서 로저 페더러에게 패배한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이기고 우승한 노박 조코비치는 200+200+400+500 = 1,300 포인트를 얻었다. 반면 라파엘 나달Rafael Nadal과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Stanislas Wawrinka에게 패배하며 RR에서 탈락한 앤디 머레이는 다비드 페러David Ferrer에게 거둔 승리로 200포인트만 얻었을 뿐이다. 흥미로운 점은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얻은 랭킹 포인트 만은 대회가 시작하기 1주일 전에 차감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주 월요일 발표될 랭킹에서는 노박 조코비치가 1,300포인트가 차감되고, 앤디 머레이는 200포인트가 차감된다. 조코비치 dropping -1,300, 머레이 dropping -200


  2016 파리 마스터즈 결승이 아직 치뤄지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조코비치는 총 2,120(1,300+820)포인트가 차감되고, 머레이는 200포인트만 차감되었다. 이로 인해 앤디 머레이는 10,785 포인트가 되었고, 노박 조코비치는 10,780 포인트가 되었다. 앤디 머레이가 드디어 노박 조코비치를 5포인트차로 앞서면서 첫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것이다.






  일단 확실히 앤디 머레이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른다. 하지만 머레이가 1위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는 아슬아슬하다. 만약 머레이가 파리 마스터즈를 우승한다면, 400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어 조금은 여유가 있지만, 우승하지 못한다면, 월드 투어 파이널 RR 한 경기 만으로도 다시 랭킹이 뒤집힐 수 있다. 경기 당 포인트가 배정되는 월드 투어 파이널의 특성상 머레이가 연말 세계 랭킹 1위로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레이Andy Murray


  맨날 궁시렁 궁시렁 칭얼거리며며 경기를 하는 앤디 머레이가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대단히 놀랍다.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이 세 명을 제외한 선수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건 페더러가 1위에 오르기 직전 이었던 2003년 초 앤디 로딕Andy Roddick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머레이의 1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이 노박 조코비치를 확실히 물리치고 따낸 1위가 아니라는 점일 것이다. 2016 롤랑가로스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상대로 1세트를 따고도 3세트 내리 내주며 준우승에 그친 이후, 앤디 머레이는 조코비치를 상대한 적이 없다. 


  윔블던 8강에서 풀타임 신승을 거뒀던 쏭가Joe Wilfred Tsonga, US 오픈 8강에서 상대해서 패배했던 니시코리 케이Nishikori Kei, 올림픽 결승에서 델 포트로Juan Martin del Potro 정도를 빼면, 하반기 동안 딱히 어려운 경기나 상대도 없었다. 조코비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 이후 스스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고, 페더러는 진작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선언했고, 나달 또한 US오픈 4라운드 탈락 이후 자취를 감췄다. 바브린카는 US 오픈 우승 외에는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경기마다 설렁설렁 치다가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델 포트로에게 머레이는 데이비스 컵에서 이미 한 번 졌다. 하지만 델 포트로가 머레이를 위협하기에는 아직은 안정성이 모자라다.


  머레이는 US오픈은 탈락했지만, 하반기 하드코트 시즌에서 꾸역꾸역 우승, 준우승을 거듭한 덕분에 포인트를 많이 쌓았고, 그동안 조코비치는 느닷없이 패배해주는 덕분에 차이가 많이 좁혀질 수 있었다. 대단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최강자였던 조코비치를 맞대결에서 만나 무너뜨려가며 1위 자리에 올랐다면, 항상 무언가 부족해 보이던 빅4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쌓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다. 올 시즌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마드리드, 로마, 프랑스 오픈까지 머레이와 조코비치는 4번 만나 조코비치가 3승 1패로 앞섰다. 그 1패도 머레이의 대진운 덕분이었다는 것이 평론이다. 머레이가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우승을 차지한 2012년 US오픈 이후로는 16승 3패로 조코비치가 압도적이다. 머레이가 1위를 했지만, 그의 입지가 딱히 변할 것 같지는 않다. 라이벌이라는 데 맞대결이라도 열심히 해서 상대를 극복해가는 모습이라도 나타나야 1위도 값지고, 재미있었을텐데 아쉽다.





   하긴 열심히 한 머레이가 무슨 잘못이 있나 싶다. 느닷없이 정신줄 놔버린 조코비치가 잘못한 건가. 요즘 보리스 베커도 제쳐두고, 무슨 명상 코치를 데리고 투어다닌다는데, 조코비치도 어지간히 테니스가 재미없어졌나 보다. 피곤하게 하는 나달도 없고, 발리 가르쳐주는 페더러도 없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도 해버렸고, 올림픽은 날라가버렸고, 머레이는 날뛰어봤자 자기 아래라고 생각하니까, 조코비치의 성취욕도 많이 떨어졌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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